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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마/시바타 도요(일본)
조현욱       조회 : 717  2015.06.15 14:14:40

일본에 한 할머니가

자기 장례비용으로 모아놓은100만엔으로 100세에 발간한 시집내용인데

100만부가 팔렸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해서 가슴이 찡하네요.

몇번을 읽어도 감동^^감동

외롭고 힘든 삶을 어찌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는지요...



 <- 그림을 클릭하 면 됩니다.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저금>

 

난 말이지 ,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하늘>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비밀>

 

,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약해지지 마>

 

있잖아 ,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살아갈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나에게>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잊는다는 것>


나이를 먹을 때마다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걸 외롭다고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잊어 가는 것의 행복
잊어 가는 것에 대한
포기


매미 소리가
들려오네

 

 

<너에게>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아침은 올 거야>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해.......”
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comment : (4)
김홍돌 15-06-15 15:37
우리 조 회장님이 올린 글, 감명 깊게 잘 보았네.
<약해지지 마>라는 작품에서
‘꿈은/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많았지만/살아 있어 좋았어//너도 약해지지 마//’라는 시어에 특히 눈길이 가네.
한계상황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주는 참 좋은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네.
할머니는 2년 전에 102세로 이 세상을 떠나셨기에 참으로 아쉽다 그쟈.
요즈음 같은 어려운 사회 분위기에 특히 사업하시는 분들이 힘든 상황이라고 하던데
친구는 잘 극복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네. 우짜든지 건강 조심하길~~~^^
오양환 15-06-15 16:08
친구야~ 앞으로 우리도 만일 100세까지 산다면 끔찍스런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곧 우리도 웰에이징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건데... 준비??
김홍돌 15-06-16 10:35
그래, 친구야!
100세까지 산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노후 대비가 필요하겠지.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지만
교직원 체육대회 때, 축구를 해보면 수비수로 잠깐 뛰어도 숨이 찰 정도다.
몸이 예전 같지 않으니 걱정이다.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몸도 마음도 함께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
우짜든지 건강 잘 챙기길~~~^^
이진중 15-06-15 22:38
여자는 100세가 다 되어도 여자인가 봐.
글이 어쩜 저렇게 이쁘고 소담스럽고 귀여울까?
읽으면서 이해인 수녀님 생각도 나고..
나이들면 없어지는 줄 알았던 사랑의 감정도
죽을때까지 남아 있음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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