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연습
白民 이학주
당신이 딸네 집에 가고 없는 날은
나는 혼자 사는 연습을 하지요 .
쌀 씻어 밥 안치는 연습을 하고
김치 항아리는 어디 있더라
강아지 밥그릇도 챙겨야 하는데
고장 난 전립선에
오줌발 젖은 팬티 손빨래 헹구는 연습
캄캄한 밤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외로워서 울먹이는 연습도 하지요 .
나 또한 당신도 얼굴에 주름 긋고
검은 머리 하얀 서리꽃 차가운데
내가 먼저이거나
당신 먼저이거나
누군가 한 발 앞서 훨훨 벗어던지는 날
어쩔 수 없이 혼자일 수밖에 없겠죠
행여 내가 먼저 간다면
당신도 내가 살던 밭 일구고
씨 뿌리고
한 여름날 땀에 젖은 농투성이 바람으로
굽은 허리 밤새 끙끙 앓으면서
혼자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지요 .
옮긴이:
지적장애인협회 창원시지부장 진철숙 새마산간호학원 원장 진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