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광장]‘우리의식’의 소중함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마종기의 詩<우화의 강>중에서
우리 인간의 삶을 우정에 비유한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이라는 명시를 띄우면서 심각한 인성위기에 처해 있는 교육현장을 생각해 봅니다. 얄궂은 7차 교육과정이 교단에 도입되면서부터 교과활동, 생활태도, 클럽활동, 봉사활동 등 무엇이든 성적과 상급학교 진학으로 연결시키고, 서열만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학생들이 진정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이타주의적 사고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채, 올바른 가치관을 갖지 못한 학생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보다 앞서가는 친구의 발목을 걸고 넘어뜨리는 비인간적인 행동을 아무 거리낌없이 자행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런 학생들이 이기적인 자신을 뛰어넘어 우리의식(we-feeling)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심성을 가꾸도록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나서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인성의 틀은 평생을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자녀로 하여금 교과 성적보다는 남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얼마나 유익한 일인가를 몸소 경험하게 해줘야 합니다.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라는 구절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으로 진정한 공감을 가지는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