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지를 띄우는 김홍돌 시인에게
매일 아침 당신의 편지를 받아보고
피폐해진 마음을 회복하고
잃었던 고향의 정을 찾았습니다.
당신이 보낸 편지는
다대포에 쌓인 낙동강 추억처럼
우리 가슴에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제자들의 해맑은 웃음과 재잘거림에 기뻐하고 때론 그들의 방황에 마음 아파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길섶 풀에 맺힌 이슬을 보고
한참을 서성거린 당신을 보며
사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쟁기와 훌챙이, 얼개미와 풍구,
지게와 망태기
가래와 도리깨, 작두와 쇠죽바가지 등등
정겨운 옛날 농기구를 줄줄
읊었습니다.
남지철교와 유채밭, 공영교와
계성천, 영남 수리안 들과 상대포 둑, 개비리길,
거름강 나루와 웃개나루 등이
눈앞을 스쳐갑니다.
그동안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아 이제 우리는 빈 가슴을 어디서 채위야 하나요.
편지마감이란 말은 하지 마세요.
월요편지만이라도 다시 받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합니다.
김영현이 홍돌 외우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