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쓴 일기
(1)
2017
년
1
월
14
일
(
토
)
날씨
:
맑지만 세찬 바람이 부는 강추위
<
우정이 흐르는 낙동강
>
디카시집 출판기념회가 마산에서 열린다
.
단체로 디카시집을 내는 유례없는 행사에 나서는 내 마음은 설렌다
.
추운 날씨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
행사장에 들어서니 김홍돌 친구가 처음으로 포옹해줬다
.
반가웠다
.
편집위원장으로서 많은 수고가 있었기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
행사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
회장단석에 있던 현욱 친구가 나를 옆자리로 이끈다
.
내빈용 테이블이라 어색했다
.
옆자리 계신 남지여중 안갑수 교장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 젊다니 마음속으로 놀랐다
.
내 마음이 중학시절로 잠시 돌아가 그 시절 교장선생님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
내 나이 먹은걸 몰랐다
.
진철숙 친구가 사회를 진행한다
.
진행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
영상물 제작 등 행사 준비에 수고한 양환 친구는 인사 주고받을 겨를도 없이 사진촬영에 바쁘다
.
항상 부지런하고 희생적인 친구다
.
그 외 행사를 돕는 친구들
,
다들 어쩜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명품
252
에 자부심을 느낀다
.
지적발달장애인 청소년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현욱 친구의 푸근한 모습은 여전하다
.
친구로서
50
년 넘게 사귀는 동안 그는 항상 여유가 있고 웃음을 잃지 않는다
.
후원을 받는 세 명의 지적발달장애청소년을 보고 놀랐다
.
모두 잘생기고 순박한 얼굴에 온유한 표정이다
.
진솔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보고 마음의 평온을 얻고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
.
다섯 친구가 각자 쓴 시를 낭송 할 땐
,
시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했다
.
시도 잘 썼지만 한 줄 한 줄 읽어가는 진지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다
.
김대곤
<
살구
>,
진영국
<
천성산 황룡폭포
,>
황정명
<
상대포 둑
>
세 명의 시 낭송을 들었다
.
자연과 마음을 서로 주고받는 느낌이 들었다
.
43
년 만에 보는 친구들이라 더 이상 내 느낌을 써야 하는 게 부담이다
.
문기 친구가 쓴
‘
허영도
’
시는 대구에서 만나서부터 이야기 했다
.
아니나 다를까 문기는 허영도가 살아가는 모습을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
둘 사이의 끈끈한 정이 있었기에
‘
밥 잘 챙기 묵고 아푸지 말고
’
라는 말을 썼다
.
어디서 이 가슴 찡한 말을 들어 보겠는가
.
정해 친구의 시
<
살다 보면
>
은 아직도 내 머리에 남는다
.
만날 때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말하는 그녀가 떨린 목소리로 낭송했기 때문이다
.
‘
셀 수 없는 빗줄기처럼 가야만 하는 내 삶의 긴 여정
’
문단에서 정해는
,
한숨과 북받쳐 오른 감정으로 낭송했다
.
나도 모르게 내 눈엔 눈물이 맺혔다
.
우리 친구들이 만든 디카시
(
詩
)
가 내 마음을 이렇게 깊이 감동 시킬 줄은 몰랐다
.
오늘은
<
우정이 흐르는 낙동강
>
을 가슴에 품고 잠을 청한다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