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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弔辭)-서정탁 선생님을 보내면서
김영현       조회 : 834  2017.10.20 19:40:26
조사(서정탁 선생님).hwp (24.5 KB), Down : 10, 2017-10-20 19:58:15

  어제 50년 전(1967년) 남지초교 3학년 1반 나의 담임 선생님이신 

고 서정탁 선생님의 사모님이신 김강미 선생님을 모시고,

김성, 성낙석 친구와 함께 사당역 바다풍경에서 저녁을 했습니다.

  내가 4학년이던 1968년 4월 16일 선생님은 서른 한 살의 젊은

나이에 도천면 소재 도일초교(현 도천초교)에서 과로로 쓰러져

남지 서림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부산OOO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가망이 없어 남지로 옮겨져 남지성당에서

대세를 받은 뒤  운명했습니다.

4월18일 오전, 상남동 둑에서 노제를 지내고, 돌아오지 않는

먼 길을 떠났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고 서정탁 선생님을 추모하면서

당시 6학년 누나인 김정미(김정희 252동기생 언니)학생이 낭독한

조사(弔辭)를 여기에 옮김니다.

 


  -----   조사(弔辭)-서정탁 선생님을 보내면서------

선생님 !

저희들이 부르는 이 목소리가 들립니까 ?

저희들이 서 있는 이 모습이 보입니까 ?

선생님 ! 선생님께서 남기신 교문의 아아치

교실의 그림 글씨

이 구석 저 저 구석 구석마다 남겨 논 선생님의 냄새에 눈물만 흐릅니다 .

선생님 !

언제나 다정하신 그 모습

언제나 귀여워 해 주시던 그 사랑

애서 가르치던 알알이 찬 가르침들이 마구 저희들의

마음을 흔들어 줍니다 .

! 하늘도 무심하여라 .

우리의 스승 우리의 선생님을 데려가다니 !

고사리 같은 손들을 맞잡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웃고 울던 그 나날이 안개 낀 봄 하늘에 여울져갑니다 .

선생님 ! 다정하신 선생님 !

어찌 말이 없읍니까 ?

도일학교로 가시면서 꼭 만나 다시 뛰놀며 공부하자고 하시던 그 약속을 어찌 못 지키십니까 ?

 

선생님 !

이곳 저 곳에서 푸른 새싹들이 움 틀고 있읍니다 .

하늘에는 종달새가 지저귀고 있읍니다 .

봄 비가 부슬 부슬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읍니다 .

모두가 새 봄을 찬미하며 희망에 차 있읍니다 .

긴 긴 겨울의 잠을 깨어 이제 막 일어나고 있읍니다 .

선생님 . 선생님께서는 봄을 모르십니까 ?

만물이 잠에서 께어 출발하려는데 선생님께서는 지금부터 긴 긴 잠을 주무시렵니까 ?

머나먼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합니까 ?

그 길이 몇 만리 몇 천리가 됩니까 ?

선생님 . 선생님 .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무정한 선생님

선생님 이번 토요일에 저희들은 소풍을 갑니다 .

작년에는 상대포 둑에 갔었지요 . 그때 선생님께서

나눠 주시던 그 과자 그 말씀 그 이야기

언제 또 들러 주시겠어요 .

이 봄도 가고 여름도 가고 가을 겨울이 가면

또 다시 봄은 찾아오겠지요 .

 

선생님 . 불러 봐도 대답 없는 선생님

이 봄에 가신 선생님 . 개나리와 진달래 같이 가버린

선생님 . 해마다 피는 개나리 진달래와 함께

오시렵니까 ?

선생님 .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선생님

31 세의 젊고 희망찬 꿈이 어디로 가버렸습니까 ?

언제나 말씀하신대로 저희들은 열심히 공부하겠읍니다 .

착한 사람 , 성실한 사람 , 진실한 사람이 되겠읍니다 .

선생님은 가셨어도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제자들

은 남아 있읍니다 .    선생님은 가셨어도 , 그 가르침 ,

그 사랑은 , 영원히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을

것입니다 . 여름이 되어 만물이 무성하게 될 때면

선생님께서는 파랑새가 되셔서 우리들을 돌보아

주시고 가을이 되면 소슬한 바람결에 굴러가는

낙엽이 되어 우리를 슬프게 하실테죠 ?

선생님 . 궂은 봄 비도 슬픔을 못 참아 불어줍니다 .

선생님 고히 잠드소서 .

한 많은 이 세상을 잊고 고히 잠드소서


사철 꽃피고 새우며

선생님께서 언제나 바라시던 착하고 진실한 극락

세상에서 고히 잠드소서 .

지지귀는 저 새들아 !

돋아나는 저 싹들아 !

바람아 !

구름아 !

하늘이여 !

멈추어 다오 . 멈추어 다오 !

우리 선생님은 떠나셨다 .

길고 긴 잠을 주무셨다 .

이 먼 여행 ! 이 긴 잠을 !

편안히 , 깊이 떠나게 해 다오 . 잠들게 해다오 .

그리하여 이 세상에 남은 미련을 저 세상에서 이루시게 해 다오 .


                    1968 4 18

            남지국민학교  

                               학생대표 김 정미

 

 

 

 




comment : (4)
김홍돌 17-10-22 15:26
은사님을 추모하는 착한 제자들!
저 따뜻한 마음을 읽고
숙연해 집니다.
진정, 진정
사제(師弟) 간의 정이란
이런 것이리라.
고맙습니다.~~~~^^
김영현 17-10-23 23:04
그 때 참 많이 울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니 선생님이 더욱 그립습니다.
선생님이신 홍돌친구님께서 공감해주니
제 마음이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양환 17-10-23 10:28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건지를 한번 생각해 봅니다.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고맙습니다.
김영현 17-10-23 23:09
선생님은 가셨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았습니다.
양환 친구님,여러모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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