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를 통해 대세를 이루게 된 단문
(
짧은 글
)
이 문학을 파고들고 있다
.
새로운 장르를 형성하는 등 문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이상옥 시인이 처음 제시한 신조어로 알려진
'
디카시
'
가 대표적이다
.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로
,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순간 포착한 사진에
5
줄 이내의 짧은 시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
기존 시에 어울리는 사진을 덧붙인 포토포엠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장르로
, 2004
년 공론화된 이후
SNS
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
.
디카시집
<
화양연화
>(
창연
)
를 펴낸 임창연 시인 등 기존 문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디카시 창작에 눈을 돌리고 있다
.
시민들에게 문학의 문턱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
경남 창녕군 남지중
25
회
,
남지여중
2
회 졸업생
500
여 명으로 구성된 남지중
·
여중
252
동기회가 반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만든 디카시집
<
우정이 흐르는 낙동강
>(
도서출판우포
)
창간호가 한 예다
.
책에는 문단에서 활동 중인 고향
,
동문 출신 시인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펼치는 동문의 디카시가 빼곡하게 담겼다
.
시집 발간을 총괄한 김홍돌 편집위원장은
"
동기들과 고향에 대한 추억을 담고자 책을 마련했다
.
어떤 장르에 도전할까 고민하다가 요즘 시대에 맞는 디카시를 선택했다
"
고 말했다
.
1997
년 부산에서 등단해 활발한 시작을 펼친 이근대 시인도
SNS
단문에 주목했다
.
이 시인은 에세이를 시처럼 짧게 풀어냈다
. '
불편한 사이만큼 힘든 관계도 없고 누구를 미워하는 것만큼 나를 힘들게 하는 일도 없거든요
'('
미움이 싹틀 때 더 사랑하라
')
라거나
'
소중한 것은 온전할 때 지켜야 합니다
.
부서진 뒤에 처음 같기를 바란다면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어야 할까요
'('
삶이란 여행길에 만난 풍경 같은 것
')
라는 식이다
.
이 시인은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짧은 글을
2008
년부터 지금까지
SNS
에 공유하면서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 10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올린 글은 무려
2
만여 편
.
이 가운데
120
편을 추리고 그림작가 김민경의 그림을 더한 감성에세이
<
너를 사랑했던 시간
>(
쌤앤파커스
)
를 펴냈다
.
이처럼 단문이 퍼지는 이유를 놓고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심의 매체 변화와 생활 패턴 변화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남송우
(
부경대 교수
)
문학평론가는
"
요즘 시대의 화두는 속도다
.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의식 자체도 속도에 대응해가는 생활 패턴으로 바뀌었다
"
며
"
특히 영상 중심의 문화로 바뀐 요즘엔 장편소설조차도 문장이 단문으로 바뀌었다
.
짧고 순간적이며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글에 대한 호응이 높다
"
고 말했다
.
박명호 부산소설가협회장은
"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긴 글보다는 한눈에 들어오는 단문이 주는 메시지가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
독자들이 원하는 문학의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 것
"
이라고 말했다
.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부산일보링크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70207000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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